아빠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습니다
2013년 1월 23일 개봉한 영화 7번 방의 선물
1997년 전국 최악의 흉악범들이 모인 성남교도소 7번 방에 7살 지능에 딸바보인 용구(류승룡)가 들어온다. 어린 딸 예승(갈소원)이와 함께 살고 있는 용구는 대형마트에서 주차요원으로 일하며 근근이 살아간다. 세일러문 가방을 갖고 싶어 하는 예승이를 위해 돈을 모아 갔지만 마지막 가방이 팔리는 바람에 살 수 없게 되고 그 마지막 가방을 사 갔던 형마 경찰청장의 딸 지영이란 아이가 가방을 파는 곳을 알려주겠다 한다. 그렇게 지영이를 따라가다 지영이에게 사고가 나고 쓰러진 아이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하던 것이 최초 목격자에 의해 어이없게 강간으로 오해받게 된다. 살인이 아니라는 증거도 있었고 정황상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지만 CCTV도 없고 고위급 경찰청장의 딸이 사망한 사건이라 사건을 빨리 해결하려고만 했던 경찰들이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용구에게 고의적으로 누명을 씌운다. 결국 그는 미성년자 약취 유인 강간 살해죄라는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고 예승이는 보육원으로 보내진다.
용구는 교도소 7번 방에 수감되고 그 방엔 전진 조폭 출신에 밀수죄로 수감된 방장 소양호(오달수)와 그의 오른팔인 사기 전과죄로 수감된 7번 방의 브레인 최춘호(박원상). 그리고 부부 소매치기 혐의로 수감된 신봉식(정만식). 7번 방의 가장 막내 간통죄로 수감된 강만범(김정태), 7번 방의 가장 고령으로 자해 공갈죄로 수감된 서노인(김기천)이 있다. 이들은 처음에 엄청난 죄목의 용구를 폭행하고 멸시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방장을 노리던 빠박이(박상면)의 기습공격을 막아 방장을 구한 뒤 방장은 용구에게 원하는 걸 말하라 하고 용구는 딸 예승이가 보고 싶다 한다. 다른 수형자들의 도움으로 예승이를 몰래 교도소 방으로 데려온다. 하지만 얼마 안가 보안과장 정민환(정진영)에게 들키게 되고 빠박이가 저지른 방화에 죽을뻔한 보안과장을 용구가 구하면서 시선을 달리 보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딸 밖에 모르고 한없이 순수하고 순진한 용구가 살인을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수감자들은 독자적인 추리 끝에 용구가 지영을 살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형선고를 받은 용구를 위해 모든 재소자들과 보안과장은 탄원서를 제출하고 지능이 떨어지는 용구를 위해 무죄 입증을 위해 힘쓴다. 하지만 무성의한 국선 변호사의 변론과 경찰청장의 일방적인 폭행 협박, 압력 때문에 용구의 무죄는 입증되지 못하고 결국 예승이를 지키기 위해 재심에서 자신이 살해했다고 거짓자백을 하면서 사형선고를 받는다. 결국 사형당하게 된 용구를 위해 수감자들은 예승이가 교도소 벽에 그린 그림을 보고 탈출시키기 위해 열기구를 만든다. 탈출에 성공할 뻔했으나 열기구를 땅에 고정시키기 위해 묶어뒀던 밧줄이 철조망에 걸리면서 탈출은 실패한다. 그렇게 예승이의 생일날 용구의 사형이 집행된다.
보안과장에게 입양된 예승이는 어느덧 15년이 흐른 뒤 2012년 12월 23일. 사법 연수생이 되어 사법연수원 모의재판에서 아빠의 변호를 맡아 누명을 벗기고 무죄 판결을 받는다. 그렇게 예승이는 어린 시절 아빠와 열기구를 타고 탈출에 성공해 서로 인사하는 환상을 보고 영화는 끝난다.
후기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7번 방의 선물은 실제 1972년 일어난 춘천 강간살인 조작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라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많은 부분들이 각색되었다. 실제 사건을 겪은 주인공은 무죄 판결을 받고 사건을 조작한 이들에게 27억 원의 배상을 받게 됐지만 최종 판결에서는 결국 무효가 되었다 한다. 참 가슴 아픈 사건이다. 많은 부분이 각색되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실화를 모티브로 한 것이기 때문에 보는 내내 눈물이 났다. 이런 사건을 보면 정말 사형제도의 실행을 반대하다가도 또 잔악무도한 사건들도 많기 때문에 그럴 땐 또 사형제도를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참 그 대립이 여전할 수밖에 없다. 과거 CCTV도 없고 법이 물렁할 때에는 비리 경찰도 많았기 때문에 아마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억울하게 누명 쓴 사건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게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오랜 시간을 교도소에서 보낸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억울하게 죽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들의 한은 어떻게 풀어줄 수 있을까 싶다. 돈으로 보상을 하는 게 많은데, 그들이 잃은 시간을 어떻게 돈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지구가 끝나도 절대로 돌릴 수 없는 시간을 말이다. 영화 평론가들은 천만 영화에도 극과 극으로 나뉜다. 한국형 신파극으로 무리수 설정과 코미디성 전개, 동정심 유발, 가족의 비극이라 하지만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로 관객의 감정을 이끌어내고 충분히 이끌어 냈기 때문에 마음껏 울고 웃을 수 있는 영화라는 평이 더 많다 한다. 둘 다 맞는 것 같다. 특히 딸 예승이의 생일날 하필 사형선고 집행을 실행한 것은 경찰청장의 끝도 없는 잔인함을 보여줬다. 사실 용구가 실제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딸을 잃은 슬픔을 용구에게 일방적으로 푼 것이니 말이다. 또 15년이 흐른 뒤 예승이가 아빠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변호사가 되었는데 용구가 사형선고로 죽은 뒤 모의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것이 아쉽다. 영화는 천만 관객을 이끌 정도로 정말 울고 웃으면서 봤다. 꼭 한번 봐야 할 영화이다.
7번방의 기적이 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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