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전마마 납시오!
2014년 12월 24일 개봉한 영화 상의원
상의원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만들던 기관이다. 이곳에서 30년 동안 왕실의 옷을 지은 천민 출신의 어침장 조돌석(한석규)은 6개월만 지나면 양반의 신분이 된다. 어느 날 왕의 면복을 손보던 왕비(박신혜)와 그녀의 시종들이 실수로 면복을 태우게 되고 돌석에게 고쳐달라 부탁하지만 능력밖에 일이라 거절당한다. 그때 궐 밖에서 옷을 잘 짓기로 소문난 이공진이 상의권 관리자인 판수(마동석) 눈에 들게 됐고, 급하게 옷을 지을 사람이 필요했던 왕비는 판수의 추천으로 이공진을 입궐시켜 단 하루 만에 완벽하게 왕의 옷을 지어 올린다.
돌석은 이공진이 궐 밖에서 기생들의 옷이나 만드는 천한 사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가 처음에 잘갑지 않아 무시했으나 곧잘 자신을 따르는 모습에 그와 함께 옷을 만들며 점차 마음을 열게 되었다. 하지만 공진이 만든 옷을 입은 왕은 그의 천재성에 감탄하며 자신의 의복을 맡기기 시작하면서 왕과 왕비의 신임을 얻게 되고, 궐 내에도 공진이 만든 옷이 왕실의 유행을 불어오면서 돌석은 공진의 천재성과 왕실 주변의 점점 달라지는 모습에 묘한 질투심도 느낀다. 왕과 왕비를 사로잡은 공진의 옷들은 이제 조선 전체의 유행으로 번지게 된다.
한편, 청나라 사신을 위한 대형 진연을 앞두고 왕실 대신들은 왕비의 자리를 가로챌 음모를 꾸미고 있는데, 돌석이 후궁 소의(이유비)의 진연복을 짓는다는 것을 알고 공진은 왕비를 위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례복을 준비한다. 왕은 왕비를 사랑하지만 과거 상왕에 대한 트라우마로 세상에 자기 것은 하나도 없다며 선심 쓰듯 자신에게 왕비를 넘긴 상왕 때문에 왕비를 사랑하지만, 형에 대한 자존심 때문에 왕비는 늘 사랑받지 못한다. 그래서 대형 진연을 앞두고 왕비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만들기 위해 공진은 이 일이 자신의 목숨이 걸렸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한 채 대례복을 만들었다.
드디어 청나라 사신을 위한 진연이 열렸고, 돌석이 만든 후궁 소의의 옷은 공진이 디자인 했던 것을 베껴 만든 옷으로 기생에게 잘 어울리는 옷이었고 공진이 만든 중전의 옷은 계급에 맞게 기품 있는 옷이었다. 청나라 사신과 왕 모두 중전의 기품 있고 아름다운 모습에 흡족해하며 왕은 중전의 처소를 찾게 된다. 그런데 그때 공진이 중전의 처소에 인사를 하러 왔고 왕은 둘 사이를 의심한다. 그렇게 소의와 돌석의 이간질로 공진은 역적으로 몰려 참수당한다.
공진이 참수 당하고 그의 유품을 정리하려고 공진의 집을 찾은 돌석은 자신이 양반이 되면 만들어주겠다던 공진이 말한 의복을 보고 후회와 그리움의 눈물을 흘린다. 세월이 흐르고 돌석은 원하던 정 6품 벼슬을 얻어 양반이 된다. 왕은 돌석을 다시 부른다고 궁궐 밖으로 불렀고 그는 왕이 부르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지만 그날 이후 더 이상 왕은 그를 찾지 않았다. 그렇게 돌석은 자신이 원하던 권력을 가졌지만, 세상 밖은 공진이 만든 스타일의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로 보이면서 영화는 끝난다.
후기
조선시대 임금을 비롯한 왕족, 왕실의 의복과 재물을 담당하는 상의원이라는 공간을 영화소재로 나타내서 더욱 흥미가 있었다. 역사를 좋아하고 특히 우니라나 조선시대 의복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니 얼마나 아름다운 옷들이 영화에 나올까 하는 기대가 굉장히 컸다. 그런데 영화가 퓨전사극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예상 밖에 내용이었지만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 나름 괜찮았다. 옷에도 법도가 있다는 돌석과 옷은 편하게 입으면 된다는 공진의 팽팽한 대립이 날 섰는데, 결국 권력은 얻었지만 세상은 공진이 만든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그 당시에도 유행하는 것이 법도를 지키는 궁궐 내에서도 일어날 수 있구나 싶었다.
다른 것보다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역시 중전이 진연에 등장 할때이다. 박신혜가 입었던 한복이 가격이 어마어마하다는데.. 영화에서 보여준 색채와 대례복 디자인이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실제 박물관에 있던 대례복 사진을 보면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은 아니었지만 비슷하게 마치 서양 드레스와 한복이 섞인 퓨전 옷처럼 생기긴 했다. 옷이 날개라고 옷은 그 사람의 지위나 신분, 성격이나 개성까지도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인데 유행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영화가 해피라고 하기에도 세드라고 하기에도.. 그렇다고 영화에 러브라인이 있던것도.. 뭔가 애매한 상황이 많아서 딱히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 어렵다. 크게 임팩트 있는 부분은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내 기준 영화는 볼만 했다. 사실 배우들의 연기가 다했다고 본다.
왕실의 의복 담당은 상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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